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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6일의 초상화-야마우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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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16일 밤이었습니다. 야마우치씨의 카사블랑카에서의 마지막날, 조용히 1층 리빙룸 소파에 앉아서 3박 4일의 나가사키 여행을 갈무리하는 듯 보이던 야마우치씨는 제가 일을 마무리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하지만 최대한 정중하게 제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저기, 우솝씨. 저 그림 한 장만 그려주시지 않으실래요?”

 

알고 보니 초상화를 위해 10시까지 저를 기다리고 계셨던 겁니다. 제가 바빠보이니까 제 일이 끝날 떄까지 기다리신거죠. 그녀의 배려와 마음씀씀이가 너무 고마웠던 저는 밤을 새서라도 그려드리겠다고 하며 그녀에게 사진을 건네받았습니다. 에도시대의 게이샤가 된 것 같은 컨셉사진을 촬영해주는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결과물이 바로 저 사진. 저는 개인적으로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너무 좋아합니다. 그 나라의 미의식이 집약된 것이 바로 전통의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한복을 가장 좋아합니다만(친구들에게 책갈피를 선물로 줄 때 애들 캐리커처에다가 한복을 입혀서 주곤 했었죠), 저 사진을 봤을 때는 기모노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버렸습니다.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셨던 이영애씨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 정도였달까요…-_-;; 그래서 이번에는 최대한 그 색채감을 살리기 위해, 잘 하지도 못하는 채색도 억지로 해보고 대충 영혼을 최대한 떄려 넣어 그렸습니다.

 

사진을 건네받으며 페이스북 친구를 맺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봤더니 16일은 야마우치씨의 생일이었던 겁니다. 당신이 오늘 생일이라는 사실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하루를 보내다가 겨우 그림 한 장을 부탁했다는 사실에 저는 너무나도 미안했고, 한편으로는 전혀 겉으로 티를 내지 않는 그녀가 너무나도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 옆에는 이번엔 이 문구를 적어주었습니다.

 

‘That which we call a Rose by any other name would smell as Sweet(장미꽃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워져도 똑같이 향기로울 게 아닌가? – 윌리엄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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